“위성 제조부터 데이터 서비스까지…우주 분야 토털 솔루션 제공”
2022.03.25 | 조선비즈

[이코노미조선] Interview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사업부문장

기업들이 새로운 거대 시장 ‘우주’를 놓고 경쟁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군사·안보·과학 연구 등을 주목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시장성이 떨어지는 과거의 우주)’ 시대가 저물고, 우주가 돈이 되는 비즈니스 영역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갖춘 여러 기업이 우주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우주로 가는 기업들’을 기획, 뉴 스페이스 블루오션 선점에 나선 국내외 기업들을 조명하고 전문가 의견을 구했다. [편집자주]

한창헌 KAI 미래사업부문장. 서울대 항공우주공학 학·석·박사, KAI 전 소형무장헬기(LAH)사업기획팀장·전 개발사업관리실장,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위성통신포럼 산업분과위원장 / KAI

한창헌 KAI 미래사업부문장. 서울대 항공우주공학 학·석·박사, KAI 전 소형무장헬기(LAH)사업기획팀장·전 개발사업관리실장,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위성통신포럼 산업분과위원장 /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발사체, 인공위성 제조는 물론 위성 운용과 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우주 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한창헌 KAI 미래사업부문장은 3월 4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기동 헬기 ‘수리온’ 등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방산 업체 KAI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우주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2020년 발사체, 위성 서비스를 핵심으로 하는 미래사업부문을 신설했다. KAI의 우주 사업 매출은 2021년 회사 전체 매출 2조5600억원의 5%(약 1400억원)에 불과하지만, 2025년까지 이를 두 배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KAI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과의 일문일답.

우주 사업 강화에 나선 배경은.

“방산과 우주 사업은 굉장히 밀접하다. KAI는 국내 유일한 항공기 제작 업체로 전투기, 훈련기, 헬기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위성 핵심 구성품을 포함한 위성체 개발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총조립 등 국가 우주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발사체 및 위성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KAI의 미래를 고민했고, ‘우주 사업 확대’라는 답을 얻었다. 2020년 미래사업부문을 신설해 위성, 발사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발사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KAI의 발사체 사업에서 누리호를 빼놓을 수 없다. KAI는 지난해 10월 발사한 누리호의 체계 총조립을 맡았고, 1단 추진제 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제작했다. 오는 6월 말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역시 같은 역할을 한다. 정부는 1차 발사를 포함, 총 5차례 누리호를 발사하는데, KAI는 4차 발사(2024년 하반기 예정)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체계 총조립은 물론 누리호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부품 생산을 총괄할 것이다. 이를 통해 발사체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차세대중형위성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공동개발하는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은 1~2호를 개발하는 1단계와 3~5호를 개발하는 2단계로 나뉘는데, 지난해 3월 1호 발사에 성공했다. 1호는 지구를 관측하며 국토·자원관리와 재해·재난대응 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1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 2호도 개발 완료했고 현재 발사 대기 중이다. 중요한 건 2호는 항우연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적용해 KAI가 개발을 주관했다는 점이다. 위성 시스템 설계부터 본체 개발, 제작, 조립, 시험 및 발사를 총괄했다. KAI는 농림상황 관측, 수자원 관측 등을 목적으로 하는 3호, 4호, 5호도 개발 중이고, 2025년까지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위성 데이터 분석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데.

“앞으로 펼쳐질 우주 시장을 보면, 발사체 및 위성 제조 부문은 시장의 약 10%에 불과하다. 발사체로 위성을 쏘아 올려 위성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후방 산업이 훨씬 커질 것이다. KAI는 위성 제작은 물론 위성을 직접 운용하며 위성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국내 항공 영상분석 전문기업 ‘메이사’ 지분 20%를 인수했다. 메이사는 이차원으로 촬영된 영상을 삼차원으로 전환하는 ‘삼차원 재구성(3D Reconstruc-tion) 엔진’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다. 메이사와 위성 활용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을 곧 설립할 예정이다.”

KAI의 차세대중형위성 2호 이미지. / KAI

KAI의 차세대중형위성 2호 이미지. / KAI

 

합작법인이 계획하는 위성 데이터 서비스는.

“자원관리 등 기존 위성이 했던 역할보다는 민간 기업, 시장이 원할 만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가 동향을 살피기 위해 각국의 원유 재고를 위성 사진으로 분석하거나, 식량의 선물 가격을 예측하기 위해서 경작 면적, 작황을 분석하는 등 다양하다. 남들보다 먼저 알면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정보 분석 쪽이다. 동시에 위성 영상 이미지 분석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기업들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남 사천에 ‘KAI 우주센터’를 건설했다.

“위성 개발과 제작, 시험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국내 민간 기업 최초의 우주센터다. 2020년 8월 건설했고, 현재 시험 설비를 추가로 구축 중이다. 한쪽에선 위성을 조립 및 생산하고, 다른 한쪽에선 시험 설비가 단계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KAI 우주센터는 약 550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고, 연구동과 대형급 위성 6기를 동시에 개발·생산할 수 있는 조립·시험동을 갖췄다. 향후 20년간 소요되는 국내 모든 위성 개발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KAI는 우주센터를 통해 협력 업체 및 해외 업체들과 다양한 의견과 사업 기회를 공유해 국내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용광로 역할을 할 것이다.”

한창헌 부문장은 KAI의 우주 사업이 본격 성장하는 시기를 2025년으로 내다봤다. 위성 제조는 물론 위성 데이터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며, 2025년 관련 매출이 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문장은 “현재 KAI의 주력 사업은 고정익(전투기·훈련기 등), 회전익(헬리콥터), 기체(민수) 부문인데, 2025년에는 위성을 중심으로 한 우주 사업이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AI의 항공기와 위성을 연계한 패키지 수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KAI가 성장하기 위해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